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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묻는다, 당신의 김은 지속가능한가?”K-김의 ESG 전환, 생존을 위한 선택이 되다플라스틱 부표에서 친환경 플랫폼으로… ‘김 한 장’에 담긴 시대의 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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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묻는다, 당신의 김은 지속가능한가?”K-김의 ESG 전환, 생존을 위한 선택이 되다플라스틱 부표에서 친환경 플랫폼으로… ‘김 한 장’에 담긴 시대의 물음

한인수 김저널칼럼리스트
입력

 

“바다가 묻는다, 당신의 김은 지속가능한가?”

K-김의 ESG 전환, 생존을 위한 선택이 되다

플라스틱 부표에서 친환경 플랫폼으로… ‘김 한 장’에 담긴 시대의 물음

김은 한국인의 식탁을 넘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대표 해조류다.
2024년 기준, 김 수출액은 7억 5천만 달러를 돌파하며 한류 식품의 새로운 선봉장이 됐다.
그러나 이 폭발적인 성장의 이면에는 ‘해양 쓰레기, 미세플라스틱, 어촌 공동화’라는 ESG 사각지대가 도사리고 있다.

이제 김산업도 질문을 받아야 한다.


"당신의 김은 얼마나 지속가능한가?"

 E(Environment): 김이 바다를 망치고 있다?

김 양식장에는 매년 수천 톤의 스티로폼 부표, 채묘망, 폐자재가 쌓이고 있다.
2023년 해양환경공단 보고서에 따르면, 남해안 김양식장에서 발생한 폐기물은 연간 6,400톤, 그중 65%는 비분해성 플라스틱이다. 이 잔해는 수질을 오염시키고, 바다 생태계까지 위협한다.

이에 따라 일부 양식장은 ‘생분해성 부표·자연소재 채묘망·해양 정화로봇’ 등을 도입해 환경 대응에 나섰다. 전남 고흥의 ‘바다정원영어조합’은 친환경 전환 이후 해양 쓰레기 발생량을 70% 줄이고, 탄소 배출도 연간 4.2톤 저감했다.

해양수산부는 2025년까지 김 양식 전 부표의 친환경 자재 전환을 의무화할 계획이며, ESG 우수 양식장에 수출 인증 가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있다.

 

 

 S(Social): 어촌의 지속 가능성도 ESG다

ESG의 ‘S’는 단지 친절한 기업문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지역공동체의 지속성’ 자체가 ESG의 핵심이다.

하지만 김산업의 현재 구조는 ▲어민 고령화 ▲청년 진입 장벽 ▲수익 불균형이라는 고질병을 앓고 있다.
2024년 기준, 김 어가의 평균 연령은 61.4세. 30대 이하 신규 진입자는 전체의 1.7%에 불과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남 장흥군은 ‘청년 어업 창업 인턴십’ 제도와 스마트양식 창업 패키지를 운영 중이다.
기술 기반의 창업과 지역 정착을 연계한 이 프로그램은 1기 수료생 85% 정착률을 기록하며 모범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김 수확·가공 과정의 여성노동 문제, 안전장비 미지급, 장시간 수작업 관행 등도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 주목받아야 할 지점이다.

 

 G(Governance): ESG는 경영 그 자체가 돼야 한다

김 가공업계에서는 ESG가 ‘수출을 위한 요식행위’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부 기업은 이를 경영 전반에 녹이며 새로운 성장을 꾀하고 있다.

청해김(대표 김세현)은 2023년 국내 최초로 ‘김 산업 ESG 리포트’를 발간하고, 전 공정에 탄소 추적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한 ▲스마트 공장 전환 ▲ESG 자문위원회 구성 ▲현장 어민 대상 윤리·안전 교육 등으로
B2B 수출 계약에서 ESG 항목을 주요 계약조건으로 반영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글로벌 유통사와 협력에도 직결된다. 일본 이온(AEON), 미국 홀푸드마켓 등은 ESG 기준이 충족되지 않으면 거래를 제한하는 추세다.

“김도 묻는다. 당신의 지속가능성은 무엇인가”

K-김은 이제 수출 식품을 넘어 지속가능성과 윤리성을 담보해야 하는 산업으로 성장했다.
김 한 장의 품질만이 아니라, 그 뒤의 철학과 시스템이 산업의 미래를 결정한다.

ESG는 비용이 아니라 생존이다.
그리고 김산업이 살아남기 위해, 지금이 바로 그 전환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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