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이슈인물 - “바다 위의 데이터 과학자”김양식의 스마트 전환을 주도하는 기술 리더, 정해민 박사를 만나다양식장을 실험실로 바꾼 남자… 김 산업의 구조를 바꾸는 '현장형 연구자'
인물& 현장

이슈인물 - “바다 위의 데이터 과학자”김양식의 스마트 전환을 주도하는 기술 리더, 정해민 박사를 만나다양식장을 실험실로 바꾼 남자… 김 산업의 구조를 바꾸는 '현장형 연구자'

김우중 김저널 전문기자
입력

“바다 위의 데이터 과학자”

김양식의 스마트 전환을 주도하는 기술 리더, 정해민 박사를 만나다

양식장을 실험실로 바꾼 남자… 김 산업의 구조를 바꾸는 '현장형 연구자'

 

전남 완도 어느 한적한 해역, 일반 어민들은 채묘망과 부표 상태를 육안으로 점검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그러나 이곳 한편에선 태블릿 PC를 통해 수온, 염도, 일조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바다의 데이터 과학자’가 있다. 정해민 박사(48세). 그는 국내 최초로 ‘스마트 김양식 시스템’을 현장에 접목시킨 수산기술자이자, 정책 자문가, 그리고 현장 전문가다.

정 박사는 서울대 해양과학과 출신으로,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에서 스마트 양식 연구팀을 이끌며 김 양식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해왔다. 특히 2022년부터는 전남 어민들과 협업해 IoT 기반 수온 감지 부표, AI 수확 예측 알고리즘, 염도-수질 통합 모니터링 장치를 직접 현장에 적용하며 실증 프로젝트를 성공시켰다.

그는 김 산업을 “양식에서 플랫폼으로 전환돼야 할 산업”이라고 말한다.

“김 양식은 그 자체로 데이터 기반 플랫폼 산업이 될 수 있습니다. 언제 심고 언제 거둘지, 얼마나 자랄지, 어떤 품질일지를 예측할 수 있어야 진짜 ‘산업’이 됩니다.”

정 박사의 연구는 단순한 기술개발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어민 설득부터 교육까지 모두 직접 한다. “기계 하나 갖다놓는다고 스마트가 아닙니다. 어민의 눈과 손이 시스템 안으로 들어올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가 강조하는 건 기술의 ‘인간화’다.

그는 최근 해양수산부의 ‘탄소중립형 김 양식 고도화 사업’ 정책 설계에도 기술 자문위원으로 참여했으며, 2025년부터는 전국 5개 양식장에 AI기반 자동관리시스템을 확대 구축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데이터 기반 수확 시점 예측 정확도 93%”, “인건비 30% 절감”, “양식장 이탈 사고 90% 예방” 등 실질적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정 박사는 현재 ‘SEA-SMART 플랫폼’이라는 스타트업도 공동 창업해, 스마트 부표와 클라우드 분석툴을 패키지 형태로 보급하고 있다. 이 스타트업은 올해 안에 농협계통 유통망과 연계해 데이터 기반 품질 김 공판장 시스템까지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김 산업은 곧 한국의 바다를 대표하는 얼굴입니다. 그 얼굴이 낡은 것이라면, 미래는 없습니다.
기술은 바다를 바꾸고, 바다는 사람을 바꿉니다.

정해민 박사.
그는 실험실 밖으로 나온 과학자다.
그리고 김을 ‘산업’이 아니라 ‘미래’로 바라보는 첫 세대다.

 

김저널 전문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