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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김양식의 절대 강자 청해수산을 가다
인물& 현장

한국 김양식의 절대 강자 청해수산을 가다

김 명수
입력

연 매출 100억 원 넘긴 'K-김 양식' 혁신기업의 저력

친환경·스마트화로 글로벌 시장 노크…‘김도 기업이다’ 외치는 바다 위 리더를 만나다

전남 완도 앞바다, 이른 아침 안개 사이로 떠오르는 부표들 사이에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작업선 한 척이 눈에 띈다. 김양식 어민들의 일상이 이뤄지는 이 공간에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한 기업, ‘청해수산’은 전통을 넘어 미래를 품는 해양식품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세 경영인 김대호 대표가 이끄는 이 회사는 연 매출 120억 원, 수출 비중 45%, HACCP 인증까지 갖춘 대표적인 ‘김양식 모범기업’이다.

청해수산의 성공 비결은 단순한 양식 규모 확장이 아니라, **양식업의 ‘스마트화’**와 가공·브랜딩 고도화 전략에 있다. 김 대표는 “예전엔 단순히 바다에 김을 띄우고 거두는 일이었다면, 이제는 데이터로 수온·조도·염도를 분석하고, AI센서를 통해 적정 수확 시기를 예측하며 관리 효율을 끌어올리는 시대”라고 설명했다.

청해수산은 스마트부표 시스템친환경 부자재 도입으로 생산 효율을 35% 향상시켰고, 해양 환경오염을 줄인 ESG 모델로도 인정받고 있다. 또한 2024년부터는 가공라인까지 직영화해 ‘스낵김’, ‘김치김’, ‘저염김’ 등 20여 개 가공 제품을 자체 브랜드로 런칭, 국내 유통 3사와 온라인 플랫폼 납품 계약을 체결하며 내수 시장 확대에도 성공했다.

수출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일본·미국·베트남 등으로 연간 약 800톤 이상을 수출하며, K-푸드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2025년 상반기에는 미국 LA에 ‘K-Seaweed Experience Zone’을 조성할 계획으로, 현지인 대상의 체험형 마케팅도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예전엔 김이 가난한 바다 식품이었지만, 지금은 세계인에게 건강식으로 각광받고 있다”며 “이젠 김 양식도 기술이자 산업이다. 우리가 가는 길이 해양스타트업의 표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청해수산은 최근 ‘2025 해양수산부 지정 우수김양식 기업’으로 선정됐고,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 시범사업의 주도 기업으로 참여 중이다. 지속가능한 해양자원을 기반으로, 2차 산업형 김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는 데 선두에 서 있는 셈이다.

“바다가 우리를 먹여 살린다는 단순한 진리를, 이제는 기술과 철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 시대가 왔습니다.”
김 대표의 이 말은, 김 양식이 단순한 어업을 넘어 하나의 글로벌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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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저널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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