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언직설 | 김호일 김저널 발행인]“김은 단순한 식품이 아니다. 국가 산업이다.”
[직언직설 | 김호일 김저널 발행인]
“김은 단순한 식품이 아니다. 국가 산업이다.”
‘김저널’의 창간은 단순히 김을 다루는 신문 한 장의 시작이 아니다.
김산업을 명확히 산업으로 바라보는 시선의 출발점이자,
한국 해양경제의 미래를 설계하려는 의지의 선언이다.
나는 평생을 김과 함께 살아왔다. 어릴 적 아버지의 거친 손등 위에서 김채취 철마다 부표를 손질했고, 청년 시절엔 공장 바닥에서 김의 염도와 건조율을 재며 품질을 익혔다. 그리고 지금, ‘김’이라는 작고 검은 식품이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정치적·경제적 의미를 갖는 ‘전략물자’로 진화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김은 산업이다. 그러나, 산업이 되지 못한 채 방치됐다”
한국은 세계 최대 김 생산국이며 수출국이다.
그러나 ‘산업’으로서 김을 정밀히 관리하는 체계와 철학은 여전히 부족하다.
어민의 경험에 의존한 양식, 오염되는 부표와 스티로폼 잔해, 원물 수출에 그치는 고부가가치 가공의 부재. 이대로라면 김산업은 ‘성장률은 높으나 경쟁력은 없는 산업’으로 퇴보할 가능성이 높다.
김 산업은 변곡점에 와 있다.
단순히 더 많이, 더 싸게 만드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친환경적이며, 기술기반으로 전환하고, 소비자 중심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
브랜드 없는 수출은 ‘노동에 대한 저평가’일 뿐이며, 표준 없는 유통은 ‘미래가 없는 경쟁’일 뿐이다.
“정책도, 연구도, 언론도 김을 놓치고 있었다”
그동안 김 산업에 대한 관심은 주로 통계나 가격, 조업량에 국한됐다.
김에 대한 정책적 접근은 수산물 중 하나로 취급되었고, 연구개발은 기초수준에 머물렀으며, 언론은 별도의 의제 설정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가 ‘김저널’을 만든 이유다.
우리는 이 매체를 통해 김 산업의 구조, 기술, 유통, 정책, 환경, 인물, ESG까지 전 방위적 의제를 제기할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산업통상자원부가 함께 다루어야 할 교차 산업,
농·어촌과 식품·유통·환경·외교까지 연결되는 김 생태계 전체를 조망하겠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은 분명하다”
김산업의 올바른 발전 방향은 다음과 같다.
- 지속가능성: 생분해성 부표, 탄소중립 양식 방식, 폐기물 처리 기술이 전면 도입되어야 한다.
- 고부가가치화: 원초 수출에서 가공 수출로. 기능성, 건강식, 스낵, 밀키트 형태까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해야 한다.
- 디지털 전환: 스마트 양식장, AI 기반 생장 관리, 수출 트래킹 시스템 등 4차 산업 기술의 도입이 필요하다.
- 표준화와 브랜딩: 국가 단위의 김 등급제 도입, 지리적 표시제, K-김 브랜드 마케팅이 시급하다.
- 정책 연계와 민관 협력: 김 산업 전담 기구 설립과, 수산·식품·유통을 연결하는 정책 조정기구가 필요하다.
김은 음식이 아니다. 김은 산업이다.
그리고, 산업은 곧 철학이자 시스템이다.
‘김저널’은 바로 이 철학과 시스템을 감시하고, 제안하고, 연결하고자 한다.
우리는 김을 아는 이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김을 통해 한국 해양경제의 미래를 말하는 목소리가 되겠다.

김호일
김저널 발행인 | 김산업정책연구회 초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