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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으로 수출 10억불 시대”…수산물 수출, 3년 만에 예산 ‘두 배’ 뛴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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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으로 수출 10억불 시대”…수산물 수출, 3년 만에 예산 ‘두 배’ 뛴 이유는?

편집국 이슈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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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으로 수출 10억불 시대”…수산물 수출, 3년 만에 예산 ‘두 배’ 뛴 이유는?

aT 수산사업단, 바우처·K콘텐츠 연계 등 총력전…

‘31억5천만불’ 수출 목표 현실화되나

“이제 수산물이 한국 수출의 새로운 주력산업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지난 4일, 전기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수출식품이사는 수산전문지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선언하며 2024년 수산물 수출 목표 31억5000만 달러 달성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 자신감의 바탕에는 수출 실적 고공 행진과 함께 최근 3년 새 예산이 두 배 가까이 급증한 정부 지원이 있다.

 

수산물, 농수산 수출의 ‘주연’으로 올라서다

지난해 한국의 대표 수산물인 ‘김’은 단일 품목으로 무려 10억 달러 수출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호재가 아니다. 수산물은 이제 한국 농수산식품 수출의 성장세를 주도하는 핵심으로 떠올랐고, 그 흐름을 주도하는 기관이 바로 aT의 수산사업단이다.

해양수산부로부터 수출지원 전문기관으로 위탁을 받은 aT는 2022년 2월 기존 ‘수산수출부’를 확대 개편해 ‘수산사업단’을 출범시켰다. 그리고 조직 개편 이후 불과 3년 만에, 사업단 예산은 107억 원(2022년) → 155억 원(2023년) → 197억 원(2024년)으로 무려 84% 증가했다. 이는 수산 수출이 명실상부한 국가 전략 산업으로 격상되었음을 방증한다.

 

107억 투입된 ‘바우처 사업’, 수출기업 100곳 키운다

수산사업단이 주도하는 대표 사업은 바로 ‘수산식품기업 바우처 사업’이다. 107억 원이라는 거대한 예산이 투입되며, 수출 유망 기업 100곳을 대상으로 △국제 인증 △시장조사 △홍보마케팅 △해외 마켓 테스트 등 총 19개 항목을 지원한다.

바우처 사업은 ‘초보→성장→고도화’ 3단계로 구분해 맞춤형 전략을 제공한다. 지난해까지는 66개사가 대상이었지만, 올해는 100개사로 대폭 확대됐다. 특히 이 사업은 이재명 대통령의 수산공약으로도 언급됐던 만큼, 정책적 무게감도 상당하다.

조규선 수산사업단 단장은 “성과 우수 기업에는 최대 5년간 지속 지원할 계획이며, 비관세 장벽 대응 및 무역애로 해소 등까지 포함해 보다 실질적인 수출 역량 강화가 목표”라고 밝혔다.

 

K콘텐츠+수산물…글로벌 확산 전략도 전방위

흥미로운 점은 aT가 단순히 전통적 수출 채널만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한류 콘텐츠와 연계한 문화기반 확산 전략까지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만 해도 K-콘텐츠 연계 수산물 진출에 31억 원, 해외 한류 행사와 연계한 수산물 소비 확산에 1억8000만 원이 배정됐다. 해외 유력 바이어와의 직접 거래 알선(13억 원), 공동 물류 인프라 구축(23억 원), 품목별 선도조직 육성(12억 원) 등도 동시에 추진 중이다.

이는 단순히 제품을 파는 데 그치지 않고, 수출 전략의 무게 중심을 시장 맞춤형-문화 접목형-지속가능성 중심형으로 옮기려는 정책적 진화의 흐름을 보여준다.

 

‘양식 수산물’로의 방향 전환…“굴·전복이 미래다”

aT는 또 하나의 큰 방향 전환을 꾀하고 있다. 바로 양식 기반 수산물 중심의 수출 구조 개편이다. 전기찬 이사는 “어획 중심 수산물은 수급 예측이 어렵지만, 굴이나 전복처럼 양식 중심 수산물은 생산부터 수출까지 체계적 연계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의 불확실성과 기후변화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향후 aT는 농산물 수출에서 성공한 정책 도구와 모델을 수산분야에 이식하며, 통합 선도조직 중심의 수출 체계를 구축하고 예산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수출 31.5억 달러’ 목표…실현 가능성은?

2024년 수산물 수출 목표는 31억5000만 달러. 이는 aT가 2023년 달성한 27억5000만 달러에서 약 15% 이상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이미 김 한 품목만으로 10억 달러를 돌파했고, 바우처 확대와 국제 마케팅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목표라는 평가도 나온다.

더불어 정부의 전폭적 예산 지원과 수산전문 조직의 기능 강화가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최근 수산수출 품목 중 김, 굴, 전복, 장어 등이 글로벌 슈퍼푸드로 재조명되고 있는 것도 호재다.

수산업은 ‘수출 산업’이다…한국 수산의 판이 바뀐다

과거 ‘내수 산업’으로 여겨졌던 수산업이, 이제는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고부가가치 수출 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를 주도하는 중심축에 aT 수산사업단이 있다.

수산업은 더 이상 해안 지역 어민만의 생계 기반이 아니다. 정부의 체계적 지원, 한류와의 시너지, 글로벌 전략화가 접목되며 한국 수산의 미래는 ‘성장산업’으로 다시 쓰이고 있다.

이제 관건은 지속 가능성과 기업의 역량 강화다. aT가 제시한 바우처와 글로벌 연계 전략이 결실을 맺을 수 있다면, ‘수산 50억불 수출 시대’도 머지않아 현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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