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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 미래, 바다가 답하다”친환경 기술과 지속가능성으로 항해하는 K-김양식의 혁신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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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 미래, 바다가 답하다”친환경 기술과 지속가능성으로 항해하는 K-김양식의 혁신 전환

박인수 김저널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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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 미래, 바다가 답하다”

친환경 기술과 지속가능성으로 항해하는 K-김양식의 혁신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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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 너머의 바다… 한국 김 산업, 이제 환경과 공존을 말하다

남해안의 수평선 위에 촘촘히 떠 있는 부표들. 수십 년간 한국 수산업의 자존심이자 수출 효자 품목이었던 김이 지금,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기후 변화와 생태 보존, 글로벌 ESG 기준을 감안한 ‘지속가능한 김 양식’으로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은 세계 1위 김 수출국이다. 2024년 기준 연간 김 수출액은 약 7억 달러(한화 약 9,500억 원), 주요 수출국은 미국·일본·중국·태국이다. 하지만 고도화된 생산량 이면엔 해양 생태계 파괴, 마이크로플라스틱 오염, 폐부표 문제 등 구조적 문제가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 산업의 장기적 지속가능성을 위해 “양식 방식 자체를 바꾸는 구조적 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김태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박사는 “기존의 부직포형 양식망은 미세플라스틱의 주요 원인이며, 이로 인해 해양 생물뿐 아니라 최종 소비자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에 대응해 일부 선도기업들은 친환경 김양식 모델을 구축 중이다. 전남 고흥의 '바다정원'은 생분해성 부표와 자연섬유 발판, 태양광 해상 감시 시스템을 도입한 국내 최초의 ‘탄소중립 김 양식장’을 시범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연간 약 12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스마트 양식 시스템을 도입해 수온·염도·일조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 최적의 수확 시점과 질병 예방을 데이터 기반으로 판단한다. 이는 생산성과 품질을 동시에 개선하면서, 해양 생태계 교란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 역시 해양수산부 주도로 ‘김 산업 고도화 로드맵(2024~2030)’을 발표했다. 이 로드맵은 ▲생태친화형 양식장 전환 50% ▲친환경 부자재 100% 보급 ▲수출 김의 지속가능 인증제 도입 ▲어민 교육 및 전환기 지원금을 포함하고 있다. 이는 수산업을 미래 산업으로 전환시키려는 국가 차원의 본격 시도로 평가받는다.

문제는 속도다. 전체 김양식장의 70% 이상은 여전히 2000년대 초반 기술에 머물러 있고, 친환경 전환에 따른 초기 투자 비용도 소규모 어가에게는 부담이다. 업계는 민간-공공 협력 모델금융지원 인센티브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속가능한 바다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김 한 장에도 철학이 담길 수 있는 시대,
한국 김양식의 미래는 바다와의 공존에서 출발한다.

김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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